자료코드 :
    1-15_08_FOT_20170822 _KCO_OBG_0001
    조사장소 :
    영암군
    제보자 :
    오병길(남, 71세)
    줄거리

    가산봉 소나무를 베려다 지골 맞아 사람이 죽고, 옆에 있던 샘물도 말라 버린다  

    내용

    우리 마을 앞산을 주위 사람들은 가산봉이라고 하는디, 생긴 형태가 마치 어른들이 시 제 때 입었던 옷 모양 닮았서라. 산 꼭대기에 상당히 큰 소나무가 있었는디, 방솔나무라 고 했어라. 척박한 땅인데도 수형도 좋고 아주 멋지게 생겼었어. 

    어른들이 멀리서 배타고 들어올 때 그 소나무를 알아보고 마을에 다 왔구나하고 짐작 할 정도로 큰 나무였다네요. 그란디 한 칠십년이나 되었을 겁니다. 이웃동네 아무개 양 반이 그 소나무를 베다가 땔감으로 쓸라고 욕심을 낸 거죠. 그때만 해도 땔나무가 귀한 시절이라 그 생각을 했나 보대요. 

    그 양반 말이 그랬대요, ‘나무를 베는데 반나절이나 걸려서 간신히 베었다’고 하데 요. 나무를 베어 냈더니 ‘나무 색깔도 어째 불그스레하고, 장작도 안 패지더라’는 겁 니다. 

    아무리 용을 써서 도끼질을 해도 나무에 먹히질 않고 오히려 그 양반이 시름시름 앓아 눕기 시작한 것이지라, 그래서 의원을 찾아가 약도 써보고, 침도 맞아 보고 했는디, 점점 기운을 잃더니 며칠 못 가서 죽었대요. 사람들이 큰 나무 베다가 지골 맞아 갑자기 죽은 것이라고 합디다. 

    그라고 그 소나무가 베어나가고부터 그 옆에 있던 우물도 조금씩 줄어들드만 얼마 지 나지 않아서 말라버렸고요. 소나무가 있을 때는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고 항상 물이 있었던 샘이였는디, 그라고 물맛도 좋았는디 말이에요. 지금도 우물자리는 옴팍하니 터 자리만 남아 있지라. 

    옛날부터 당산나무, 큰 나무는 함부로 건들지 말라고 했는디, ‘사람은 길어야 백년 살 지만, 나무는 살아 천년 죽어서도 천년을 산다’고 했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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