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코드 :
    06_17_06_MPN_20170703_YGN_KBS_0001
    조사장소 :
    함평군 상강마을회관
    조사일 :
    2017년 7월 3일 오전 10시
    제보자 :
    김봉수
    조사자 :
    조은순,강선옥
    구현상황
    분원장님과 사전에 연락을 취해 구연 시간과 장소를 잡아 조사자들과 마을회관에서 만나 구연함.
    줄거리
    구술자가 어린나이에 겪었던 6.25때의 비극적인 이야기
    내용
    인민군이 함평군을 점령하자 경찰은 물러갔다. 얼마 후 유엔연합군의 도움으로 다시 경찰이 함평을 점령하였는데 치안이 아주 불안하다.
    특히 밤이면 어둠을 틈타 불순분자들이 마을에 들어와 온갖 만행을 저질렀다. 식량과 가축을 강탈하고 사람까지 함부로 죽이는 불순분자들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소중한 목숨을 뺏기지 않으려고 뒤 산에 올라가 밤을 새우곤 했다. 나도 아버지를 따라 뒷산에 올라갔다. 발각 되지 않기 위해 숨을 죽이고 있어야했다.
    두려움으로 어둠속에서 떨어야 하는데 여기저기서 아이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너무나 시끄러워 혹시나 발각될까봐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아낙네들이 어린아이를 업고 산에 왔기 때문이다.
    계절은 9,10월쯤 된 시기인 것 같다.
    여기에 있다가는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몰라 아버지와 나는 자리를 이동하여 아름 들이 모과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서 나무 뒤에 자리를 잡아 어둠속을 주시했다.
    산주가 어느 때인가 팔아버려 모과나무는 없어졌다.
    어둠속에서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산 아래서 총을 쏘아도 이 나무는 뚫지 못할 것이라고 하시며 안심이 되었다. 어둠속에서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다가 동녁이 밝아오면 마을로 내려온다. 집에 와보니 어머니와 동생 모두 무사했다.
    밤이면 불안하여 살 수 없어 마을 사람들은 향교 또는 읍으로 피난을 가기 시작하였다. 우리 집도 함평읍으로 피난 가기 위하여 읍에 있는 말 구루마를 마을 앞에 대기시키고 중요한 짐만 꺼내기 시작했다.
    아버지와 형님은 마을에 들어오지 않으시고 읍에 계셨다. 조그마한 짐을 들고 나오는데 마음 앞에 죽창을 든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 광경을 본 마부는 말을 구루마에서 풀어 말을 끌고 마을 뒤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본 나는 손에든 물건을 놔버리고 어머니께 이 사실을 알리지도 못하고 급히 마부를 따라 달려갔다.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의 안부가 걱정이 되고 궁금했지만 뒷산을 넘어 읍에 도착하였다. 날은 어두워졌는데 경찰들이 장터 다리에서 읍에 사는 사람은 다리를 건너게 하고 외부 피난민은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다.
    아마 경찰들이 외부 피난민들 중에 불순분자가 있을까싶어 못 들어가게 했던 것 같다.
    내가 읍내로 들어가지 못한 것을 아시고 읍에 사시는 매형이 나오셔서 나를 데리고 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나중에 도착한 어머님도 매형이 모시고 오셨다. 하마터면 이산가족이 될 뻔 했다. 이렇게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산가족이 평생 동안 서로 안부도 모른 체 떨어져 그리워하고 살아가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훗날 해보기도 했다.
    전쟁은 비극이다. 죄 없는 백성들만 죽어나가고 상처를 입고 이산가족이 되니 어떤 일이 있어도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한해 겨울을 피난처에서 보내고 봄이 되어 마을로 한 집 두 집 들어오기 시작하여 마을 분들이 모두 들어왔다.
    마을 분들이 피난 나간 동안 피난 가지 않고, 마을에 있던 사람이 불순분자들에게 붙잡혀 희생되었다. 마을은 점점 평원을 찾기 시작하였다. 마을로 들어온 사람은 아낙네 어린 아이들이고 남자 분들은 밤이면 집에서 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밤손님들에 당할까봐 몸을 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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