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코드 :
    01_16_04_MPN_20160906_JKS_KJS_0004
    조사장소 :
    무안군 몽탄면 명산리 명산 마을회관
    조사일 :
    2016-09-06
    제보자 :
    김종성(남, 1938년생)
    조사자 :
    조기석. 한경란. 김세나
    줄거리
    측굴과 망정굴 사이에서 밭을 일구던 문씨라는 분이 한양을 가는 젊은이에게 하루 베푼 인연으로 6.25가 발발하고 공산치하가 되자, 하루아침에 김일성이 준 노동당 몽탄 노동 당수가 되어 거들먹거리다 잡혀 죽은 사건을 증언 해 주었다.
    내용
    우리 집 거기가 명호고, 조금 더 가면 도산이라는 데가 있어요. 명산 2구, 도산. 거기는 6·25때 부역을 한 사람이 많이 있었어. 이름을 잊어 버렸는데 문씨라고 그 분이 상당히 어렵게 살았어. 다 어렵게 살았지만 은 특히 식구가 많으니까. 기차 길이 {마을 앞으로} 있으니까 이리 쭉 가 면 백납굴이라고 측 굴이 있고, 측굴 지나면 망정굴이라고 해가지고 거 기가 두 번째 거든. 그러면 측굴 하고 망정굴하고 가까워 멀지를 안해. 그런데 그 새(사이)에가 문씨네 선산이 있어. 그러니까 땅이 없으니까 문씨가 거기 가서 묵정밭을 파는 거라. 해방이 되어서 기차가 끊어지고 안 댕기제. 오후에 느지막에 일을 하고 있는데 어떤 젊은이가 철길을 가 다가 “아저씨, 아저씨”부르니까 “왜 그러시오?” 그러니까 “혹시 담뱃불 있 냐?”고 “아 담뱃불 있다.”고 이리 오라고 그때는 가난하게 살았어도 담배 인 심은 좋았다. 드만. 집에다 담배를 심어가지고 부초를 썰어서 말려서 종이로 말아서 피는데, 오라 그래가지고 둘이 앉아서 쌈지 펴놓고 담배 를 한 대씩 말아서 피면서 “아니 젊은이가 시간도 늦었는데 어디를 그렇게 가냐”고 그래. 6·25 직후로만 해도 서울이라고 안 그러고 한양, 한양에 볼 일이 있어서 급하 게 간다고. “ 어이구, 한양까지 언제 가겠냐? 고. 그래가지고 문씨란 양반은 참 맘이 존 양반이여. 정치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고, 밥하고 일밖에 모 르는데. 그래가지고 조금 있은께 캄캄해지는데 문씨가 젊은이한테 우리 집에 가서 하루저녁 누추해도 자고 새벽에 일찍 가라고. 젊은 사람이 문씨한테서 호감이 가고 고맙 거든. 그런께 문씨네 집 같이 갔어요. 가니까 째끄만 오두막집에다가 식구는 바글거리고 통보리를 맷돌로 갈아갖고 죽을 써먹고, 호롱불 켜 놓고 죽 한 사발을 맛있게 먹고 옆에 방에 가서 인제 얘기 를 하는데 그 젊은이가 “아저씨 고생이 되시드라도 조금만 더 참고 사시면 곧 좋은 세상이 돌아옵니 다.” 이 양반은 아 그러냐고, 무슨 소린지도 모르고 그냥. 새벽에 보리 간 것 {떡을}해갖고 몇 덩이 를 싸서 주고 보냈어. 그러고 이 양반이 잊어 브렀제. 아무 생각 없이. 그런디 6·25가 났어. 피난을 가니, 뭐 허니 난리 치는데, 6·25가 터지고 한 달 더 됐을까? 인 민군들은 이미 목포까지 다 들어 와버렸으니까. 그 사람이 여기를 왔어요. 도리모찌(모자) 쓰고, 가죽잠바 입고, 가죽신발 신고, 별 달고, 문 씨 그 사람을 제일 먼저 찾아. 여기가 {마을 앞} 기차역이라 높은 사람 온다고 하니까 프랑카드 들고 환 영한다고 사람들이 많이 나왔거든. 문 씨는 안 나왔지만 사람을 문 씨네 집에 보내갖고 데려왔어요. 사람이 백여 명 모였는데 김일성 장군이 사령장을 김일성장군 이름으로 만들어서 몽탄면 노동당수 로 {임명한다는} 사령장을 가지고 왔어요. 생각해보쇼. 허허허 참 이거 웃을일이제. 김일성이가 직 접 찍은 그때는 노동당수면 삼권을 다 {가진 것이지} 여러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해. 아무개 양반이 몽탄면 노동당수로 김일성 장군이 임명했다고. 짝짝짝[박수치고] 노동당수가 되고 흰 고무신에다가 명주 바지저고리 입고 그때만 해도 양복이라든가 이런 것이 없고 그러니까 명주가 최고였던 모양이 제. 여기가 식당, 음식점이 다섯 여섯 군데 있었는데 일종의 술집이제. 여자들이 다 있어. 딱 꼰마 리에다 손 넣고 [허리춤에 손 넣고 으스대며 걸어가는 흉내를 내며] 댕겼제. (조사자 : 몇 달이나 했을까요?) 몇 달 안 했어. 이 양반이 뭘 모르니까 새벽에 해병대가 먼저 들어왔거든. 딴 사람들은 다 피신 하고 도망갔는디. 이 양반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도망 가냐고. (조사자 : 아 실제로 한 일이 없었을 수도?) 있다가 붙들려서 총살당했어. 그런 일이 있어요. (조사자 : 그 사람이 특별한 해악을 끼쳤을까요?) 자기는 그 양반 나름대로 생각은 남한테 해코지 하지도 않고, 잘못 한 게 없거든 자기 생각에는. (조사자 : 그러니까 도망을 안 갔겠지요?) 당수님 여기다 도장 찍어주시오 하면 {도장찍는} 그것 밖에는. 그 외에는 자기도 뭘 모르니까. (조사자 : 참 슬픈 역사네요. 그 사람 후손은 여기 남아 있습니까?) 전부 떠 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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