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코드 :
    1-10-08-FOT-20160413-KYK-LIH-0001
    조사장소 :
    보성군 문덕면 장운길 (소복식당)
    조사일 :
    2016.04.13.(수)
    제보자 :
    임일환, 71세, 남, 고졸, 토박이
    조사자 :
    김용국
    구현상황
    소복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40여 년 전 겨울철에 문덕면에서 행해졌던 행사를임일환 씨를 중심으로 세 분이 경험담을 들려주셨다.
    줄거리
    40여 년 전 겨울, 동지부터 하드레 까지 마을에서 이루어졌던 , 팥죽 수어 먹기, 불 싸움, 세배와 떡국, 찰밥, 그네뛰기, 꼬리물기, 메구 등과 시제 풍속 등에 대한 이야기를 아련한 추억을 그리워하며 해주었다.
    내용
    작가-외국은 태국의 쏭크란 같은 물축제, 토마토 축제 등이 이어져 내려와서 세계적인 축제가 되었다. 우리 문덕에도 옛날에 그런 행사가 있지 않았나요? 임일환-동지에는 아무리 없어도 팥죽을 쒀 먹었어요. 이미 12월 하순이서 그런지 동지죽을 먹으면 한 살 더 먹는다고 그랬죠. 작가-팥죽은 먹기만 했는가요? 임일환-팥죽을 벽에다 뿌리고 그랬죠. 소홍례-팥죽을 대문에도 뿌리고 그랬는데, 붉은 색이라 잡귀를 물리친다고 생각했던 같아요. 스물세 살에 결혼해서 예순 다섯인 게 40여 년 전에 그랬네요. 작가-설에는 어쨌는가요? 임일환-시설이 없어서 겨울에 날씨가 추워지면 겨우 얼굴과 손발만 씼어지요. 그런데 설이 되면 어떤 사람도 설 쇠기 전에 물을 데워서 목욕을 했죠. 작가-목욕을 어디서 했죠? 소홍례-어른들은 부엌에서 하고, 아이들은 방에서 했지요. 남자들이 먼저 하고, 나중에 여자가 하고... 양회만-옛날에는 한 방에서 거의 살아요. 그래도 어떻게 자식들 낳고 그랬제. 그때는 방이 한나 아니면 둘이어.(집에 방이 1-2개뿐이었다.) 임일환-겨우내 묵은 때가 한 두껜디(때가 두껍게 붙어 있는데), 거친 돌로 문질러서 때를 밀어요. 살이 빨갛게 되죠. 발뒤꿈치는 독으로 문데요.(돌로 문지른다.) 없는 집도 거의 새옷해서 입히고... 소홍례-설이 돌아오면 다 사 입혔지요. 작가-부모님은 돈을 모으기 위해서 일 년 내 고생했겠네요? 임일환-그렇죠. 양회만-노인들은 보리밥에다 쌀 조금 넣어드리고, 다른 사람들은 쌀이 쪼끔 뿐이제. 진짜 고생했제. 소홍례-그때는 밥이 뭐냐면, 소나무 껍질 벗겨서 그걸 먹었제. 칡을 걸러 가지고 칡죽을 쓰고, 산에 도토리, 그걸 우려서 보리하고 섞어서 먹었제. 또 뭐냐먼 메물죽(메밀죽) 먹었제. (식량이 떨어져 버려서 먹을 것이 없으므로)꽁보리 시퍼럴 때 뜯어다 솥에다 쪄서 널어가지고, (햇볕에 말려서) 그걸 도구통(절구통)에다 찍어서(찧어서) 밥을 해. 식량이 없으니까 당아 (아직) 익지도 않았는데, 뜯어다가... 제가 그것을 진짜 많이 했어요. 양회만-없이 사니까! 소홍례-(그 시절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다시이야기를 한다.) 보리, 익지도 않은 누런 보리를 솥에다 쪄. 양회만-쪄야 돼, 안 찌면 보리쌀이 안 돼. 소홍례-찐 것을 널어, 그것을 방망치로 받아.(방망이로 보리알이 깨어지지 않을 만큼 두드려서 이삭에서 보리알을 분리해 내는 것) 그 놈을 물 부서서 도구통에 찧어. 보리쌀을 만드는 거여. 고아 가지고 밥을 만들어. 보리 하나 쌀 하나 섞어가지고. 밥을 보글보글한디 밥이 밥일 것이요?(밥이 거의 보리여서 먹기에 나빴다) 양회만-그것도 새끼들 먼저 멕이고, 자기는 끄트머리에 먹어. 부모들 모진 고생 많이 한거여. 정명조-형수님 고향이 어디요? 소홍례-옛날에 송치. 두부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두부 비지)를 밥을 해 먹어. 진짜 못 먹어. 또 그걸 볶아서 지져서 먹어요.(반찬으로) 양회만-보릿겨 그거 못 먹것데. 임일환- 그 보릿겨로 빵 찌죠 잉. 소홍례- 옛날에 밀로 방아를 찧으면 거친 것 재가 있어. 그것으로 개떡, 밀개떡을 만들어. 밀가루는 좋제.(밀가루는 먹기에 좋다) 밀개떡을 만들 때 호박 잎을 밥 위에다 놓고 밥하고같이 했어. 임일환-지금 생각하며 그때는 먹을 게 없기 때문에 좌우지간 자연에서 배를 불릴 수 있는 것은 뭐든지 먹었죠. 예를 들어서 우리 학교 다닐 때 삐비, 찔레, 띠 뿌리, 하다못해 느릅나무 껍질... 당연히 먹을 걸로 알고 먹었죠. 소홍례-자운영을 바구리로 한 나씩 비어다가 솥에다 삶아서 나물을 만들어 먹었제. 밥은 어쩌다 하나 씩 있어. (식랴이 없으니까 자운영 나물에다 밥을 아주 조금 넣어서 비벼 먹었음.) 임일환-비사리, 싸리나무 순을 어렸을 때는 먹었지요. 소홍례-지금 애기들은 라면 사다 먹제 그라지. 정명조-송화가루도 먹었지요. 작가- 떡은 설에 어떻게 만드렀나요? 소홍례-떡은 도구통에다 찧어서 채로 쳐서 떡을 만들었제. 임일환-쑥떡, 찰떡, 유과, 강정 같은 것을 만들었죠. 유과는 한참 전에(설 전에) 준비해서 조각 내서 말려서 만들죠. 우리 마을은 깨끗한 모래를 퍼다가(강가에서) 솥에다 넣고 불을 때서 그 위에다 튀기면 부풀어 오르죠. 유과도 그러고 아, 조청도 집집마다 했다. 쌀과 엿기름으로 조청을 만든 조청을 바르고 그 위에다 튀밥을 붙였어요. 소홍례-찻나락(찰벼)로 튀밥을 튀었지요. 저는 지금도 하고 있네요 잉. 약과도 지금까지 하고 있고. 임일환-우리는 종가집이니까 그런 것을 기본적으로했지 않습니까.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까지 살아계셨으니까. 작가-세배는 어땠는지요? 임일환-아침에 자기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나면, 또래들 끼리 몰려 다니든가 아니면 자기 형제들 끼리 한 집도 빠지지 않고 다녔죠. 어른들 계시는 집 다(모두). 소홍례-어느 날에는 회관에다가 어른들 모셔놓고 세배를 해요. 집집마다 찾아 댕기면 집집마다 떡국을 줘요. 임일환-그때는 남의 집 가면 돈은 별로 안 줬고, 거의먹을 것으로 상을 차려 줬어요. 하니까 하루에 떡국을 몇 그릇이나 먹었죠. 안 먹으면 예의가 아니니까.... 소홍례-쌀이 없는 집의 쑥떡은 씹으면 쑥이 입에서 뱅뱅 돌아요. (거치러서 목구명을 넘어가지 않고) 그러먼 쑥은 뱉어 버려요. 남자분들이 하루 일하면 쌀 한 되를 받았어요. 쌀 한 되 받고 일을 해. 보름 때가 젤 재미있었제. 강강술래하고, 널뛰기와 군지(그네)타기 하고... 내가 강강술래를 진짜 잘하요. 내가 미기문(선소리) 다 따라서 하고. 강강술래 - 닥아(닭) 닥아 꼬고 닥아 -강강술래-열두 새끼 거둬두고-강강술래-열일 곱에 시집 가서-강강술래-열 여덟에 시집살이-강강술래- 댓닢은 종종 그것도 있고, 엄청 많았는데, 지금은 교회 다녀서 교회 노래를하니까 다 잊어 버렸네. 널뛰기는 양쪽에서 하나는 올라가고 하나는 뛰고 이런 식이지요. 또 사내끼(새끼) 굵게 꽈 가지고 메놓고 군지(그네) 타고... 작가-사내끼는 누가 꼬아 줬죠? 임일환-보름 때 당산나무 뿐만 아니라 당산 전체와 마을 입구를 하얀 종이를 꿰어서 못 들어오게 한 새끼를 당산 지내면 그것을 몇 개를 합쳐 가지고... 그리고 그 새끼는 왼새끼(왼쪽으로 올이 감기게 꼬은 것)를 까요. 작가-왜 왼새끼를 꽜을까요? 소홍례-그거야 방패(액땜)가 된다고 해갖고... 잡귀를 다 없애 주지요. 저도 새끼를 잘 꽜어요. 작가-마을 어르신이나 이장님이 진두지휘를 했나요? 임일환-아니요. 마을 회의를 해서 제주를 뽑아요. 해마다. 소홍례-당산제 지낸 사람은 얼마나 정갈(깨끗하게)하게 하냐면, 소매(오줌 누기)를 보면 목욕하고 옷 갈아입고 그래요. 옷이 몇 벌이나 있어야 해요. 임일환-그리고 제주는 제 지내기 전에 찬물에다 목욕을 하고, 따뜻한 물에다 못하죠. 그 대신 마을에서 수고비를 좀 걷어서 줬죠. 소홍례-자기가 공들인 사람은 그냥 했죠. 자기 자식을 위해서. 일주일 전부터 개려요(조심해요). 임일환-어른들은 보름 전 날 당산제를 지내고, 얘들은 불 피워서 이웃 동네하고 불 싸움 하고, 이웃 동네와 물 가져오는 물싸움하고... 이웃 마을 샘에서 물을 주전자에다 담아 가지고 솔잎으로 주둥이를 막아서 졸졸 흘리면서 우리 마을로 와요. 그 물이 우리 동네로 와서 가뭄 들지 말라고요. 쪼끔 장난이 심한 사람은 남의 찰밥을 시루를 통째로 들어다 먹고 빈 시루를 그냥 갖다 줘요. 장독대 같은데 놓아둔 시루를. 소홍례-제사 지내면 단자를 보내요. 떡 얼마, 고기 몇 마리 써서 바구니를 휘딱 던져 불면, 제사 지내는 집에서 있는 대로 담아서 주면 같이 갈라 먹고 그랬어. 작가-찰밥을 시루 째 가져가 버리면 다시 하나요? 소홍례-도둑을 몰지 않고 장난으로 생각했어요. 욕하거나 쌈하거나 그라지 않았죠. 작가- 도 특별한 놀이가 있었는지? 소홍례- 하루를 했다. 공을 주먹으로 쳐서 보내는 놀이를 했어요. 지금 야구히고비슷해요. 임일환-루는 야구하고 똑같이 있어요. 소홍례-자치기를 했지요. 소나무로 자치기를 만들어서 구멍을 파서 자를 놓고 휘딱 걷어 던지기부터... 임일환-자치기, 비석치기... 작가-부럼 깨물기는? 임일환-그때는 부럼이란 이야기는 아예 없었어요. 팥죽이 악귀를 쫓듯이 땅콩이나 호두를 깨물어서 소리를 내서 악귀를 쫒아 낸다고 그런 것을 깨물었죠. 작가-무를 먹은 것은? 저장해 놓은 것을 먹고 무사태평 했다는데... 소홍례-옛날에는 건강에 좋다고 많이 먹었죠. 지금도 무치를 끓여 먹죠. 무를 말려서 튀밥 튀어서... 작가-보름에 찰밥 얻어먹은 것은요? 소홍례-찰밥도 잡귀 떨친다고 찰밥을 하잖아요 사방으로 뿌려요. 임일환-제사 지낼 때 거 뭐냐 바깥에다 사자밥을 주었죠. 소홍례-사자밥은 사람이 죽으면 밥 세 그릇하고 신발을 놔뒀죠. 신고 저성에 가라고. 여기서 쩌 만큼 골목을 나가서 짚을 딱 깔고 신발 놓고 밥을 놓아둬. 임일환-열나흘 밤은 그렇게 하고, 보름날은 농악을 집집마다 돌면서 메구를 쳐요. 방구석도 네 구석, 정제 구석도 네 구석 하면서... 하드레날(음력 이월 초 하루날) 까지 날마다 하다 싶이 해요. 그러면 그 집에서 뭘 대접해주고. 소홍례-지금도 해요. 쌀에다 촛볼 켜 두고, 우리 아저씨가 장구를 잘 쳐. 하드레 날까지 놀아. 나는 찰밥 얻으로 다니고, 장난 치고, 장난도 심했지. 임일환-그 당시에는 매월 명절이 하나씩 있다시피 해요. 저도 잘 모르는데, 남의 집에서 머슴 사는 사람들은 그 명절날을 꼭 찾아 먹었어요. 무슨 날인지 모르는데, 옷을 깨끗이 입고 있으면 오늘 먼 날이냐 그러면 오늘 먼 날이라 그래요. 소홍례-음력으로 이월 하드레, 삼월 삼질(삼짓날), 사월 초파일, 오월 단오, 유월 유두, 칠월 백중, 팔월 추석, 구월 귀일(구일), 시월 시앙지네고... 임일환-시월이면 거의 모든 집에서 시제를 모셔요. 그러면 모든 집의 시제를 알아요. (학생들이) 싹 몰려가가지고, 책보를 하나씩 벌려놓고 앉아 있어요. 제를 끝내고 나서 다 나눠줘요. 그날 잘 사는 집이 음식을 쫌 적게 주면 그 묘에다 쫌 해코지도 하고 ... 소홍례-옛날에는 그런 적 많애. 그 떡 한 쪼각 얻어먹으려고 오메- 수 대로 몰려갔죠. 임일환-시제 끝나기 전에 얼른 가야한디 학교를 늦게 파여주면 사람 환장해 부러요. 작가-보름에 집집마다 다니면서 밥을 얻어먹었다던데요? 소홍례-예, 집집마다 장난으로 밥을 얻어다 먹고 재미있었지요. 작가-더위팔기는 어쨌는가요? 임일환-보름날이면 내 더위가 니 더위 그랬죠. 소홍례-예를 들면 “순자야!” 그래갖고 대담을 하면 “내 더우 니 더우 떡 더우.” 그래. 내 더우를 여름에 너 한테 팔아분다 그말이여. 보름에 이름을 부르면 대답을 안해. 진짜 그런 것 많이 했제. 보름에 한 것이 많아라. 저녁에 자면 굼벵이 된다고 저녁에 안 자고 이야기하고 그래. 임일환-그러니까 결국은 보름을 지내고 나면, 새로 일을 시작해야 되니까 준비도 하고, 여름 내 건강해야 하니까 더위도 팔고, 악귀도 쫓고... 소홍례-보름에 징검다리도 놓고. 독(돌)으로 건너 다니는 징검다리에다 짚으로 영꺼서(엮어서) 다리를 놓고 건네가. 그것도 하나의 맥이였제. 임일환-일년 도안 위험에 쳐하지 말고 지혜롭게 잘 건너가라 그런 뜻이죠. 불 피우고 자기 나이 만큼 뛰어 넘고 그랬죠. 반드시 대나무로 불을 뻥뻥 튀어서악귀를 쫓고 건강해라 그런데서 재미를 찾지 않으면 놀이가 없으니까. 소홍례-우리 어렸을 때 시대만 해도 재밌어. 지금은 핸드폰이나 텔레비전 보고 그라지만. 옛날 사람들 참 재밌었어. 임일환-그 놀이는 뭐였소? 쭉 잡고 끊자 끊자 고사리 끊자 뒤로 쭉 잡고... 소홍례-수 없이 뒤를 잡고 따라가면서 “끊자 끊자 고사리 끊자 제주 한라산 고사리 끊자” 그러면서 놀았죠. 종재기 돌리기도 했고... 임일환-종재기 종재기 돌려라, 오 종재기 돌려라. 다리를 붙여 세우고 그 아래로 종재기를 돌릴 때 술래가 누구 밑에 있는가 맞추고... 소홍례-수건돌리기도 했고, 벌칙은 궁뎅이로 이름 쓰고.. 앞에서 덜리면서 노래 부르다가 딱 그치면 노래하고... 윷놀이도 하고. 몇 살이요? 임일환-우리 나이로 쉰여덟이요. 작가-불싸움과 물싸움 다시 이야기 해 주실래요? 임일환-불 싸움이란 것은 그날 남의 동네에 가서 피우는 불을 가져다가 우리 동네 청년들에게 나눠줘요. 그러면 우리 동네가 흥한다고. 농사가 잘 되고... 물도 옛날에는 물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남의동네 샘의 물을 떠서 주전자를 소나무 잎으로 막아서 방울방울 흘리면서 물길을 만들어서 우리 샘까지 가지고 오죠. 작가-서로 싸우거나 그러지 않았는지? 임일환-막 싸우고 그러죠. 무섭게 싸우죠. 불 깡통으로 머리를 막 때려 불고. 그런디 그 다음 날은 전혀 그라지 않았어요. 다른 동네 큰 사람들이 우리 동네 작은 아이들 불을 가져가려고 해요. 우리는 큰 강을 건너다니며 송강 마을과 싸웠어요. 못 건너오게 돌팔매질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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