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코드 :
    06_02_13_MPN_20160830_KCJ_0001
    조사장소 :
    고흥군 남양면 신흥리 주교마을 마을회관
    조사일 :
    2016-08-30
    제보자 :
    김춘자(여, 77세, 1940년생)
    조사자 :
    이옥희, 신은정
    줄거리
    여순사건 때 순천에서는 이북사람들(반란군들)이 많이 죽어 길거리에 송장이 널려있었다. 아버지 심부름으로 촛불을 사러 가다가 목격했다. 또 반란군들이 농협 창고를 열어 시민들에게 가져가라고 하자 시민들은 마차나 지게 등을 이용해 창고의 물건을 꺼내왔다. 제보자의 아버지는 설탕과 나락을 지게에 지고 왔다.
    내용
    순천에는 나 어렸을 때 살아갖고 그런 일이 있는가, 어쩐가는 모른데. 여수 반란 사건 때, 그 우리 한국 사람들 쩌 이북 사람들 많이 죽어가지고, 여가(여기가) 집이라믄 여가 도로여. 가앚고(그래 가지고) 여가 막 송장이 이래앚고 있어. 그라믄 아부지 친구들이 노름을 해요, 우리 집서. 인자 아부지가 촛불을 사오래, 나보다(나보고). 그때 멫(몇) 살 묵었는가 몰라. 어려. 그랬는데 그게 무서와서 송장이 뉩해(누워) 있으니까, 무서앚고(무서워 가지고) 못 간다 하니까, 안 간다 하니까 아부지가 얼마나 여길 때레쁠어앚고(때려버려서) [왼쪽 귀를 감싸며] 피가 터졌어. 그래앚고 귀가 아파비랬어. 그냥. 그랬는디 엄마가 막, 나와서 막 “왜 애를 그렇게 때리냐?” 고, 막 야단해앚고 인자 엄마가 사러갔어. 촛불 사러갔어. 촛불 사러 간디, 가기가 약간 멀어. 여기 초등학교 가기만 해. 거기를 사러 가믄 경찰서가 있는디, 경찰 다 도망 가블고 없제. 그래 인자 일본사건 때 일본하고 적이었을 때는 쪼끔 내레가믄(내려가면) 순천역 있잖아요. 역 앞에 말하자믄, 여기같이 농협이. 농협 창고에다 저 이북 사람들이 와서, 막 망치(로) 열쇠 잠구어 논 걸, “다 갖다 먹어라!” 이래 인자 이 사람들이 “다 갖다 묵어라. 이렇게 쟁게놓고(저장해놓고) 왜 사람들, 인간들 안 주고 느그만 쳐묵을라고 그냐!” 고. 막 쟁게논다 그 말이여. 긍께로 인자 한국 사람들이 차 있는 사람, 뭐 마차 같은 거 있는 사람, 인자 그것도 뭐 없는 사람은 지게 지고 가앚고, 거그로 가지러 가. 글고 인자 하늘에서 폭격은 떨어지께 한 쪽은 죽어 또. 우리 아부지는 가앚고 시상에(세상에) 지고 온다고 지고 온 것이 사탕가리(설탕)드라네. 그래앚고 어디다 숨케놓고(숨겨놓고) 인자 또 갔어. 또 가앚고 지고 온 것이 나락이여. 나락인디 엄마가 찧어본게 찹쌀이여. 찹쌀. 그해에 그것만 묵고 살았어. 아, 난리가 난께, 뭐 찾아 묵을 데도 없어. 그래앚고 인자 그걸 묵고 살았는디. 사탕가리를 그 뒤로 온께 또 누가 가져가블고 없어. 그런 일을 당했어. 순천 삼서(살면서). 어렸을 때. 가앚고 인자 피난을 갔어요. 피난을 가갖고. 아부지 엄마하고 딱 피난을 갔는디. 순천 삼산면이라고 있어요. 삼산면. 그리 피난을 갔어. (조사자 : 삼산면은 여수 아니에요?) 아니여요. 순천에서 저 넘어간 어디가 있습디다만 잘 몰라. (청중 : 삼산면이 저기 어디 안에 올라가께 있든마는 쫌 꼴차기(골짜기)든마.) 가서 인자 거서 살면서 아부지가 목순(목수)께 이런 거 저런 거 해앚고 묵고 살았어. 나가 2학년이나 됐는가 몰라. 동국민학교 댕길 때. 순천 동국민학교. 피난을 갔는디 막 우리는 걸어가고, 마차 있는 사람, 돈 있는 사람은 차도 막 갖고 댕기고 그럴 때여. 가서 인자 집이 가서 뭣 잠(무엇 좀) 갖고 온다고, 아부지하고 다 놔두고, 아부지가 나를 데꼬 가(데리고 가). 나가 말하자믄 잘 걸어간다고. 개앚고(그래가지고) 가앚고 집이 가서 딱 들어앙겄는디(들어앉았는데) 인자 막, 비행기가 그냥 욱에서(위에서) 막 내돌아, 그냥. “어마, 우리는 죽었다!” 그르고 인자 그냥 벡(벽)을 잡고 집이 들썩들썩해. 긍께, 집 욱에가 고무신 만든 공장이여. 거기다가 폭격을 해. 인자 잠잠해지께(조용해지니까) 가봤어, 거기를. 나가 봤어. 집이다 때려븐께 한 사람이 요리 다 짤라져붔든마(반으로 잘라졌다). 피난 안 가고 살다가, 요 짤라져븟어. 울어봤자 누가 살려줄 사람 있어? 그대로 죽제. 아부지하고 나하고 올라가보께 그렇게 돼 있는디. 나는 집이 와갖고 아부지하고 뭣잠(무엇을 조금) 갖고 그냥 가븐 거여, 집이를. 인자 가, 집이를. 가다가도 비행기서 사람이 보이믄 막 때려블여. 긍께 피난 갈 때 뭔 다리가 있어. 거기다 때려비든마(총격을 퍼붓다). 아, 말도 못했네! (조사자 : 국군 비행기죠? 그거는?) 예~ 아따, 무서운 세상 그때는 암것도 아니지만, 인자는 오도 가도 못 하고 죽지만. 그때만 해도 무서. 글고 일본 사람들하고 한국 사람들하고 난리 났을 때, 일본 사람한테 쫓겨갖고 한국 사람들 막 들어오고, 막 긋잖아(그랬잖아). 그때 어렸을 때라 몰라. 그때 거기서 갖다 묵고 산 사람은 부자 됐제. 많이 갖다 묵으믄 부자 되제. 인제 피난 어디 안 가고 산 사람들은 죽은 사람도 있고. 인자 그 근방에서 돌라다(훔쳐서) 묵어서 부자 된 사람은 부자 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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